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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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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요한한의원 댓글 0건 조회 4,243회 작성일 2021-01-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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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논문 -요한한의원 김창근원장 

2020년 12월 1일 그토록 기다리던 답변이 왔다.
오랜 기간 진행해 왔던 독일에서의 연구 결과가 우여곡절 있었지만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대한한의학회지 12월호 영문판에 논문 게재가 결정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독일에서의 여러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차움(청담동 차병원)에 재직중 독일로 연구하기 위해 떠날 것을 마음에 결정하고 연구 휴직계를 학교(차의과학대학교)에 제출후 승인을 받았다. 나중에 동료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니 그 승인이 잘 나지 않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고 외국을 나가게 되거나 나가는 것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 감사하게도 잘 받아들여진 것이다.

독일의 어떤 곳에서 연구를 할 것인가 찾아보다가 에센대학(Essen University) TCM(Traditional Chinese Medicine) center Dr. Dobos 팀이 대체의학 진료를 하면서 연구 논문도 많이 내고 있기에 Dr. Dobos에게 공동 연구 제안 이메일을 띄웠는데 묵묵부답이었고 그 밑의 다른 교수에게 다시 보냈더니 여러 일들이 많아 어렵겠다는 짤막한 답만 왔다. 독일 가서 다른 연구 기관을 알아보기로 하고 출국 준비하는데 환자분중 한 분이 에센(Essen)에 친구가 사는데 도자기 공방을 하고 있으니 독일 가면 한 번 찾아가 보라고 알려주었고 환자분이 소개했기에 독일 도착후 예의상 한 번 전화 드리고 방문을 하게 되었다. 에센의 폐쇄된 옛 광산 공장을 개조해 공방을 하고 계셨고 생각보다 규모가 컸으며 한국과 독일의 도자기를 접목해서 예술 활동과 더불어 실생활에 사용하는 그릇 등을 만드는 일을 하시는데 이영재선생이라고 꽤 유명한 분이었다. 그 밑에 도자기를 배우려는 여러 외국 사람들(독일인, 일본인 등)이 함께 하고 있었다. 공장을 돌아보고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던중 뜻밖의 말을 들었다. 에센병원 Dr. Dobos가 본인의 독일인 남편의 친구라는 것이다. Dr. Dobos를 직접 소개해줄 수도 있지만 현재는 연세가 있으셔서 연구를 위해서라면 같은 연구팀원인 Dr. Rampp를 소개해주는 것이 더 좋겠고 본인이 현재 이 분께 한방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였다.

Dr. Rampp와의 첫 만남
독일에는 한의사 제도가 없어 의사들이 양방 공부와 한의 공부를 함께 해서 한의사처럼 활동하고 있고 에센대학병원 옆에 한방 병원이 따로 있어 그 일대가 병원 타운을 형성하고 있었다. 원래 서양의학을 공부했는데 나중에 어떻게 한의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질문했더니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본인이 알고 있는 의학 지식을 총동원해도 치료할 수 없는 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검증된 한의학을 통해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이 길로 들어섰다고 답하였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는 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환자를 돌보면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갈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는데 오히려 그렇게 하지 못하고 서로 티격태격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환자를 정말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강구하는 모습을 접하면서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사의 모습이라고 생각들어 인상 깊었다.


공동 연구에 대한 허가를 받기 위해 그곳 의사들 앞에서 8체질에 대한 강의를 하게 되었고 약 10여명의 의사들이 참석해서 영어로 진행된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후 연구를 시작하는 승인을 받았다.


드디어 연구 시작
아내의 독일어 선생님의 부인(박혜숙선생, 아헨공대 강사)과 연결되어 진료시 통역 도움을 받았고 그에 앞서 설문지나 동의서 준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체질별 섭생법에 대한 독일어 번역에 있어 큰 역할을 감당해 주었다. 약 일주일 넘게 총 243명의 독일인들의 체질진단을 했고 설문지를 받았다. 그리고 이들의 검진 데이터를 활용해서 건강 상황을 비교해 보려고 했는데 의외로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분들이 드물었다.

심지어는 Dr. Rampp조차도 의사임에도 검진을 받지 않고 있었다. 에센대학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의 예를 독일 전체로 확대시켜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독일인은 검진을 필요시 한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여졌으며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자주 하는 것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검진 데이터를 모으려고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SF-36(Short-Form 36-Item Health Survey ; 건강과 관련한 삶의 질을 측정하는 척도로 신체기능과 일상의 역할기능 등 8개의 건강개념을 측정하는 설문지)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었다. 무더운 여름철 환자를 보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어렵게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임하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총 242명(1명은 설문지 미제출)의 환자에 대한 설문지 문항 또한 다양해서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었는데 이번 주제는 ‘육식과 채식’ 관련이므로 육식이 해로운 금체질(금양, 금음 체질)과 상반된 목체질(목양, 목음 체질)의 121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논문을 썼다.
논문의 대전제는 육식과 채식의 찬반에 대한 해묵은 논쟁에 대해서 종지부를 찍기 위해 어느 한쪽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육식이 유익한 목체질이 육식을 오랜 시간 했을 때 더 건강할 수 있고, 채식이 유익한 금체질은 육식을 하지 않고 채식을 했을 때 더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을 8체질을 통하여 보여주는 것이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독일은 육식이 유익한 목체질이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로 드러났는데(목체질과 토체질 합하여 70% 육박) 근래 트렌드(trend)는 육식은 덜 건강하다는 인식하에 채식 위주의 식단을 쫒는 사람들이 점차로 늘어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 보면 독일인들의 건강에 있어 적신호가 켜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목체질이 그들의 섭생법에 가깝게 20년 이상 했을 때 SF-36의 여러 지표에서 대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나타냈었다.
비록 여러 가지 한계가 존재하는 논문이지만 우리나라 의학인 8체질의학을 외국(독일)에서 독일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다는 의의가 있고 아울러 전세계에 8체질을 소개하는 기초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연구 휴직 2년후 재신청까지 받아들여지는 행운
연구가 약간 늦게 시작된 관계로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당시 차움 원장을 맡고 계셨던 이동모원장님께서 이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시고 휴직 기간을 2년 더 연장해 주셨다. 연구 휴직은 원칙적으로 3년을 초과하지 못하는데 원장님께서 학교에 계셨던 분인 관계로 학칙에 대해 잘 아셔서 학교로 직접 전화해서 상의하시고 연구 휴직 2년에 추가로 일반 휴직 2년으로 처리해 주셨다. 이로 인해 총 4년이 약간 못되는 기간 동안 연구를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에센 연구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지만 뒤셀도르프 교민 대상 강의, 함부르크 대학 초청 강연 등 여러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명진교수와의 만남
연구 휴직중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 차움에서 운동하다가 우연히 예전에 진료하면서 친했던 멤버분(송혜순님)을 반갑게 만났고 독일에서의 연구 관련 이야기를 했더니 본인의 사위가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 간호학과 교수인데 의학 통계가 전공이라 하면서 지금 방학해서 한국에 와 있으니 만나 보겠냐고 해서 연결된 사람이 바로 논문 공동 저자인 김명진교수이고 논문 통계에 큰 도움을 주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중학교 후배인 것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장보형교수와의 공동 연구
경희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이고 논문 초기와 submission 과정 그리고 revision 때 도움을 주었다.

장교수는 학부 후배이면서 요한한의원 8체질 기초 교육을 수료했던 사람으로 8체질에 대한 지식을 갖춘 한의대 교수이고 통계에 있어서도 능력 있는 사람이다.


여러 돕는 사람들을 예비해 주시고 이 논문의 처음부터 끝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모든 것이 전적으로 하나님 은혜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


특히 8체질의학을 창시하신 권도원박사님을 공동 저자로 올린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8체질의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첫걸음에 창시자의 존함을 함께 올리는 것은 영광스럽고 당연한 것이고 제자로서의 도리라고 여겼다. 권도원박사님께서 필자가 한의대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댁을 방문하고 나올 때 엘리베이터 앞에서 “창근아! 앞으로 너가 할 일이 많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말씀을 되새기면서 연구를 통해 세계에 우리나라 의학인 8체질을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으며 경희대학원에서 한의학 석사, 박사 과정을 밟은 것도 단순히 학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8체질 연구를 위해 연구 방법론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혹자는 진료를 하면서 왜 연구까지 하냐고 물을 수 있다.
시간이 남아서 연구를 하는 것은 아니고 시간을 쪼개서 하는 것인데 “연구가 나에게는 숙명”이라고 답하고 싶다.

8체질 진료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것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고 이를 위해 연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날(2020.12.2) 에피소드
진료중 대한한의학회로부터 전화가 왔다. 환자에게 침을 시술하는 중이라 부재중 메시지를 보내며 받지 않았는데 다시 벨이 울리기에 급한 일인가 해서 우선 받고 잠시 후에 전화하겠다고 하고 끊었다. 이어 문자가 들어오는 진동 있어 확인하니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임상시험심사위원회)가 없어 심사위원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고 게재 불가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깜짝 놀라 진료 중단하고 전화해서 revision 때 환자 동의서가 있음을 설명했고 이미 게재 결정되었는데 왜 이런 문자가 오게 되었냐고 이야기했더니 이 문자는 잘 모르겠고 전화한 이유는 저자들의 ORCID(Open Researcher and Contributor ID) 넘버 물어보려 했었다고 한다. 전화 끊고 다시 문자를 찬찬히 살펴보니 날짜가 2019년도였고 작년에 냈었던 논문 관련해서 당시에 받았었던 문자였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뒤늦게 생각해보니 이번에 대한미병의학회에 8체질과 아나운서 관련 논문을 제출하면서 동의서가 IRB를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독일 논문도 동의서가 있다는 것을 비로소 인지할 수 있었기에 이것을 내세우면서 이번에 논문이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만약 금번 논문 제출에 동의서 언급을 못했다면 작년에 받았던 바로 그 거절 문자를 이번에도 똑같이 받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이번 문자 잘못 본 에피소드가 에피소드가 아닐뻔 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세심하게 과정을 인도해주신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면서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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