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 전수

요한한의원 김창근원장

얼마전에 내원한 환자분께서 진료중에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말씀해 주셨다.

집안이 한의(韓醫)로 7-8대를 내려왔고, 똑똑했던 분들 위주로 의업(醫業)이 이어졌다고 한다.

한의였던 외할아버지께서는 주로 음식 종류로 처방을 했었다고 한다.

당시 아이들에게 황토흙을 처방해서 기생충을 토해내게 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또한 일본인 환자를 치료해서 낫게 했는데 그 사람이 찾아와서 할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감사를 표현하는 장면도 기억난다고 했다.

할아버지께서 맥진은 안했지만 사람의 외형, 증상 등을 통해 나름의 맞춤 처방을 했었다고 한다. 전해오는 책이 여러 권 있었는데 가족중에 한 사람이 술을 사기 위해 하나씩 팔아 버려서 현재 남아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책들을 한의대에 기증했으면 정말 훌륭한 자료가 될텐데 아쉬움이 크다고 하셨다.

한방 비법 처방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전수가 잘 안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받곤 한다.

8체질의학의 창시자인 권도원박사님 소천 이후 많은 분들이 “이제 8체질의학은 대가 끊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낸 것도 이해를 한다.

하지만 8체질의학에 있어서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미 이론적 배경이 잘 설립되어 있고 아울러 암 등의 난치 처방을 제외한 일반 질병에 대한 체질침 처방은 모두 공개가 되어 있어 현재 많은 8체질 한의사들을 통해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난치 질환 관련한 고단계 처방 또한 차남 권우준원장(미국 제선한의원)에 의해 계승 발전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2023년 4월 23일 사단법인 8체질의학회가 출범되었고, 2024년 3월 31일 두 번째 총회 및 세 번째 세미나가 열렸다. 권도원박사님께서 참 많은 부분을 홀로 이룩해 놓으셨고 이제는 그 업적을 기반으로 해서 우리 후학들이 더욱 가다듬어 다음 세대로도 계속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현재 8체질의학 관련 SCI 논문도 계속 나오고 있고 앞으로 좀 더 IF(Impact Factor) 높은 저널에 논문이 실려서 8체질의학이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의학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을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