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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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요한한의원 댓글 0건 조회 5,745회 작성일 2020-09-22 09:34본문
유행 - 요한한의원 김창근원장
세상에 좋다고 알려진 약이나 음식은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가 곧 사라지고 만다.
어떤 것이 유행하면 그 질병에 해당되는 많은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약이나 음식을 찾게 마련이다.
하지만 효과를 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나오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약의 부작용에 대한 소문이 나고 그 약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음식이든 약이든간에 어떤 사람이 큰 효과를 보았다고 하면 너도 나도 달려들 것이 아니라 더욱 신중해야 한다. 큰 효과가 있는 반면에 반대로 큰 부작용도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때 포도 요법이 유행했다. 서점에 가면 포도로 병을 고쳤다는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기도 하였다.
필자도 당시에 서점에 들러 관련 책 하나를 보았는데 포도를 거의 매일 몇 송이씩 집중적으로 먹으면서 암을 고쳤다는 실제 치험례였다.
그분은 포도를 통해 정말 좋은 효과를 보았기에 본인과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전하고 싶어 책까지 썼겠지만
체질적으로 볼 때 포도가 잘 맞는 체질은 암까지 고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겠지만 안맞는 체질에게는 오히려 암이 악화되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보에 민감하여 유행 또한 선구자격으로 빨리 퍼지는 것 같다.
그래서 세계 패션의 유행을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겠지만 음식 문화나 건강 보조 식품에 대해서도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흥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곤 한다.
그래서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국민의 성격을 냄비 근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어느 날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들이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를 접한다.
‘선생님, 무슨 병에 무슨 음식이 좋다면서요?’
나중에 알고 보면 그 날 KBS 아침 방송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한 패널이 나와서 이야기한 것을 금방 적용해 보려고 확인하는 질문이다.
일전에 비타민 C 열풍이 불었을 때 동네 약국에서 비타민 C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품절 사태를 빚기도 하였다.
당뇨 환자들은 잡곡중 현미를 꼭 넣어 드신다. 필자가 어렸을 때에는 당뇨 환자들이 보리를 섞어 드셨던 기억이 있다.
보리에서 현미로 유행이 건너간 것이다. 언제 또 보리로 돌아올지 모른다. 현미는 수양, 수음 체질에게 좋은 곡류이고, 보리는 반대 체질인 토양, 토음 체질에게 유익한 곡류이다.
근래 여주가 당뇨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토양, 토음 체질에게 좋고 수양, 수음 체질에게는 해로운 음식이다.
요즘 유행하는 건강보조식품을 살펴보면 씨서스, 크릴오일, 타트체리 등을 들 수 있다.
씨서스는 비만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선전하고 있고, 크릴오일은 다이어트와 혈관 청소, 타트 체리는 만성 염증과 불면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크릴 오일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크릴 새우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남극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심지어 어떤 의학 관련 방송에서 출연진이 좋다고 말하는데 동시에 다른 채널의 홈쇼핑에서는 해당 제품을 팔고 있어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광고를 해주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씨서스는 아직 체질적으로 명확히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포도과로 분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포도가 잘 맞는 금양, 금음, 토양, 토음 체질에게 유익할 것으로 보여지고,
크릴오일은 새우가 잘 맞는 토양, 토음, 금양, 금음 체질에게 좋겠고, 타트체리 역시 금양, 금음, 토양, 토음 체질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찾다 보니 크릴오일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를 만났는데 해산물이 해로운 목음체질로 진단 받았고 내원 이전에 크릴오일 제품을 5-6개월 복용하면서 간에 문제가 발생했던 실례도 있었다.
이러한 건강보조식품 또한 체질적인 구분이 명확히 있는데 그것을 따르지 않으면 일반적인 유행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어느 순간 시들어지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어느 때부터인가 먹방(먹는 방송)이 대세가 되었다. 이러한 먹방 통해 현재 유행하는 음식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요즘은 육식 관련한 먹방이 많은 듯하다.
필자가 임상을 시작했을 초기에는 우리나라가 못 살던 시대를 통과한 이후 고기를 대접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면서 고급 고깃집들이 성행하기도 했고 그래서 금양, 금음 체질로 진단되어 고기를 금해야 한다고 하면 큰일 날 것 같은 반응이 있기도 했었지만, 근래에는 웰빙(well-being) 음식을 추구하면서 싱싱한 해산물, 유기농 푸른 잎채소를 일부러 찾아 다니기도 하고 고깃집보다는 일식집을 더 선호하는 문화여서 목양, 목음 체질로 진단되어 해산물을 금하고 고기를 드셔야 한다고 하면 오히려 요즘 추세에 안맞는 소리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유행이 육식으로 돌아섰는지 먹방에서 고기를 맛있게 먹는 법 등을 알려주면서 육식을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필자가 아는 한 방송 작가는 ‘육자회담(肉者會談)’이란 육식 먹방을 촬영하고 있고 첫방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한동안 웰빙음식 유행할 때는 목양, 목음 체질이 걱정되었는데 이제 육식이 다시 유행을 하면 금양, 금음 체질이 몸이 안 좋아지는 상황이 될 것 같아 미리 걱정이 앞선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건강)과 관련된 글들이 많이 나온다. 그 안에서 주장하는 것을 볼 때 체질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8체질 중 한 두 체질의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 – 물론 보편적으로 다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도 있지만 - 를 모든 사람에게 맞다고 확신있게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체험담일 수도 있겠고 실험을 통해 증명한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체질의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참으로 위험한 주장인 것이다. 확실한 이론에 의해 8체질이 구분되며 체질에 따라 해야 될 것과 하지 말아야 될 것이 분류가 되어 있는데 어떠한 것을 구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유행에 따라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체질을 알고 그 기준에 따라 선택할 때 알려진 최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고
그 음식이 유행처럼 한 순간에 떴다가 사라지는 상황이 되지 않고 체질에 맞는 사람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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